본문 바로가기

일상과 나

끝까지 남은자가 승리자

오늘 인근 마을 멜론 농장을 방문했다. 작은 체구의 사회생활이란 해본적이 없어보이는 어눌한 말투에 무표정하고 주름진 얼굴을한 한 농부가 나타나더니..아까 전화한 사람이오? 묻는다
아 예.. 제가 누굽니다 하며 명함하나를 건냈다
하우스 내부는 이제 갓 수정된 멜론들이 혹처럼 붙어 있고 사진 몇장을 찍었다. 일찌기 먹어본터라 맛과 당도는 알고 있었고 어딜 내놔도 뒤지질 않는다. 주름진 농부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내비쳤다.
이 주위에 멜론 농사는 몇집이나 되냐 물으니 이제 나혼자밖에 없소..
조금 뜸을 들이나싶더니 내가 여기 토박이가 아이요..청도에서 여기 첨 와서 집도 없어 남의집에 살았는데  그때 여기 네다섯 집이 멜론을 지었는데 자기네들끼리 담합해서 속닥히 하더라고..모종이나 박스나 자기네들거만 어디서 가져온단 말도 안해주더라고 그땐 힘들더라고..
뭐 그렇게 농사짓고 차에 실어서 아파트 단지로 다니며 사정도 많이하고 했던적이 있소..
지금은 그사람들 딴데 이사갔거나 죽고 없어 이제 나혼자 짓고 있지..난 한나무에 하나씩만 남겨놓고 솎아버리니까 많이 수확 못해도 멜론 당도가 좋아서 직거래로 다 나가고.. 청과낼것도 없고 이미 계약재배로 하는것도 있어서...


이젠 반경 수키로 내에선 경쟁자가 없어보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농촌텃새는 없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청년농부들이 부품꿈을 안고 자리 잡기까지 무연고인 사람들한테는 쉬운일이 아닐텐데 꿋꿋하게 한자리에서 최고의 멜론을 만들고 있다..

보통 나같은 사람들을 보면 딴집에 가보소~ 하며 시선도 안주는데 마지막으로 나한테도 잘해보라며 용기까지 주었다. 내마음을 조금이나 이해해 주는 것도 고마운데 될지 않될지 그때가봐야 알겠지만 그래도 희망회로라도 돌릴수 있을것같고 남은 시간에 계획을 잘 세워봐야겠다.

'일상과 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0) 2023.11.02
터졌다 사라지는 불꽃처럼 공허하다.  (0) 2023.10.09
SD 카드 잠금 버튼 분실 셀프 수리  (0) 2023.05.14
시(詩) 버터  (2) 2023.05.10
시안 보네주세요~  (0) 2023.02.19